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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250만호, 어떤 건설기술로 공급할 것인가? (e-대한경제, 22.07.13)

작성자 : 운영진
작성일 : 2022-07-15 15:02:40
조회수 : 166

[특별기고] 유정호 광운대 건축공학과 교수(한국건설관리학회 부회장) 새 정부는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 250만호 공급 공약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최근 ‘250만+α’ 공급 대책을 구체화하기 위해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주택공급혁신위원회를 운영한다고 보도되었다. 여기에 더해 국토교통부는 혁신위 의견을 바탕으로 정책 대안을 만들어 낼 조직으로 ‘주택공급 태스크포스(TF)’까지 운영한다고 하니, 체계적인 접근으로 좋은 답을 찾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과연 5년 이내에 250만호를 어떤 방식으로 공급할 것인가? 입지, 공급주체, 공급유형, 금융, 시기 등등 여러 가지 고려 요소가 많지만, 주택건설의 기술적 관점에서도 깊은 고민과 발전적 방안이 필요하다.

첫째, 정해진 기한 내 공급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사업기간 단축을 위해서는 토지수용이나 인허가 등 사업 초기 과정의 단축이 중요한데, 여기에 더해 일반적으로 30개월 안팎 소요되는 아파트 건설공사 기간도 더 단축시킬 기술적 방안이 없을까? 그것도 17시 퇴근과 주5일 근무 조건에서, 안전과 품질은 희생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둘째, 현장의 건설근로자는 이미 50% 이상이 외국인으로 충당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골조공사 등 힘을 많이 써야하는 공종의 경우는 거의 대부분이 외국인 근로자라고 현장 관계자들은 얘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250만호 건설에 필요한 건설근로자는 어디서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

셋째, 2017~2020년 동안 연평균 약41만호의 아파트가 공급되었다고 한다. 같은 기간 동안 국토교통부 하자심사 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아파트 하자분쟁 건수는 연평균 약4,150건이나 된다. 단순 계산으로 아파트 100집 당 1건의 하자신고가 접수된 것이다. 앞으로 지어질 250만호의 품질도 이 수준 정도로 만족할 것인가?

넷째, 250만호 중에는 재건축이나 재개발 물량도 상당 부분 차지하게 될 텐데 이런 유형의 사업현장은 도심지 공사라는 특성이 있어서, 소음 및 진동이나 먼지 발생 등과 관련한 민원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과연 이런 문제는 어떻게 기술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다섯째, 건설자재 생산을 포함한 건설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250만호나 지어야 하는데, 지금부터라도 탄소배출을 고민하는 주택건설이 필요하다. 건설기술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문제들을 해결 내지 완화할 수 있는 기술을 찾아내야 하고, 부족한 것은 빨리 개발해야 한다. 필자는 PC(precast concrete)를 주요 부재로 사용하는 OSC(Off-Site Construction) 방식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이 방식은 우리에게 전혀 새로운 방식은 아니다. 제1기 신도시 시절에 꽤 많이 활용되었지만 당시의 경험 부족과 부실시공이 겹쳐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하지만 요즘 새롭게 관심을 받고있는 아파트 건설기술이라 할 수 있다. 그럼 왜 PC-OSC방식이 이상에서 언급한 문제의 해결책을 제공해줄 수 있을까?

첫째, PC-OSC 방식은 기존에 많이 사용하는 콘크리트 현장타설 방식에 비해 골조공사 기간을 최대 50%까지 단축할 수 있다. 전체 30개월 공사기간 중 골조공사가 차지하는 기간이 약 15~18개월 정도 된다고 보면, 적어도 8개월 정도는 전체 공사기간을 단축할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이에 더해, 사전제작 단위공간형 욕실 (prefabricated bathroom unit) 시공, 외단열 경량콘크리트 외벽판넬 시공, 건식바닥난방시스템 시공 등을 추가한다면 공기단축의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둘째, 이 방식은 기존 방식에 비해 골조공사 투입인력을 최대 60% 이상 감축시킬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OSC화 수준을 높인다면 마감공사에서의 투입인력 감축도 기대된다. 특히, 현장투입 근로자 수의 감소에 비례해서 현장 안전사고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부가적이지만 너무나 큰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셋째, OSC화 수준을 높여 공장생산 비중을 늘리면 늘릴수록, 하자발생 등 품질문제에 대한 염려는 줄어들게 된다. 공장이라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생산환경에서 품질이 관리되므로, 현장 작업자의 손끝에서 품질이 좌우되는 경우의 수를 줄일 수 있다. 물론 과거 PC 건축물의 부실시공에 대한 나쁜 기억이 있지만, 요즘 같은 품질관리체계에서는 별로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넷째, 소음이 심하게 발생하는 현장 골조공사 부분이 공장생산으로 바뀌게 되므로, 소음 문제도 상당 수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현장에서는 직접 시공이 줄어들고 설치 및 조립작업이 주가 되므로, 먼지발생 가능성도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마지막으로, PC-OSC 방식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현장타설 철근콘크리트 공법에 비해 최대 54% 수준으로 낮을 수 있다는 논문이 미국에서 발표된 바 있다. 유사규모의 철근콘크리트 건물과 철골 건물에 소요된 골조공사 건설자재와 관련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비교를 보면, 철근콘크리트 건물의 경우가 철골 건물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74% 수준이라는 연구도 있다. 이 연구결과에 비춰보면, 직접비교연구는 아니지만, PC-OSC 방식이 이산화탄소배출량 측면에서 현장타설이나 철골 방식에 비해 훨씬 우수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새롭게 공급될 250만호는 더 품질 좋은 집이어야 하고, 짓는 과정도 보다 친환경적이면서 훨씬 더 안전해야 한다. 나아가 가능한 빨리 지어져야 하며,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공사비 상승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한다. PC-OSC 방식은 이런 요건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한 단계 발전한 주택공급 방식이고, 미래의 한국 건설산업이 지향해야 할 건설생산방식이라는 점을 정책 입안자들이 기억해주길 바란다. 아울러 이 방식이 250만호의 안정적 공급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각종 제도 등 주변여건이 빨리 성숙되길 바란다.


유정호 광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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